나의 살던 고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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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나의 살던 고향은...

불과 이삼십 년전 까지만 하더라도 사람들간의 인사말에는 이름,나이와 함께 고향을 물어봤었다

이것은 6.25전쟁으로 팔도 사람들이 피난길에 오르며 헤어졌던 가족과 친지를 찾기 위해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려

인삿말이 되었고 6,25를 겪어보지 않은 그 자식들에게 까지도 자연스레이 몸에 베이게 된 인사말이 되어있었다.

 

교통의 발달로 세계는 일일 생활권이 되고 통신과 정보의 발달로 실시간 화상대화,SNS등 신체의 물리적인 한계를 제외하면 협소한 지역이라는 범주에서  지구라는 세계관의 시대를 우리 젊은 세대들은 살고있다.

그러하기에 젊은이들에게는 이러한  아버지세대가 느끼는 고향이라는 단어가 품고있는 의미가 무색하기만 할것이다.

  

고향이라는 단어에 뭍어있는 많은 추억과 감정에 대해 서술 하기도 전에 잠시 샛길로 빠진것 같다.

 

나의 고향은 부산의 달동네 전포동이다.

많은 도시개발로 지금은 그때의 흔적은 잘 찾아볼 수 없지만 간혹 전포동에 가서 옛날 살던 집을 보게 될 때면 까맣게

잊고 있던 추억이 눈앞을 스친다.

 

잠시 동네의 계단에 걸터앉아 담배를 물고 나의 시선과 생각은 세월을 돌아 동네 앞산 머리에 떠오르는 해를 바라

보고있다

 

그 해를 아래로 훑어 동네를 내려다 보게되면 어느덧 어린시절 지금 이자리에 앉아있는 내가 보인다.

 

통행금지가 있었던 그시절 동네에는 닭들이 돌아다니고 ,주인없는 개들이 동네를 기웃거리며. 막 빨래를 걷은 자리에는

심심하리만큼 잠자리가 빨랫줄에 곡예를 하고있으며, 건너편 평상에는 나이든 어르신들이 장기를 두고있고

그옆에 가슴을 척 내어놓고 우는 아이 젖을 먹이는 젊은 새댁의 모습도 보여진다.

 

동네의 귀퉁이에 흐르는 또랑에는 올챙이와 이름모를 자그만 물고기들이 헤엄을 치고 있고 개구쟁이 동네 아이들은

고무신을 벗어 또랑에 배를 띄우고 . 아직 아스팔트가 깔리지 않은 모퉁이에서는 구슬치기가 한창이다

동네 골목을 지나 보이는 공중변소 앞에는 구겨진 신문지를 욺켜지고 초조하게 발을 구르는 까까머리 중학생 형들의

모습도 보인다

 

땅꺼미가 드리우는 초저녁이되면 여지없이 저녁을 알리는 닭울음소리에 엄마들은 저녁준비가 한창이다

된장찌개,. 김치찌개냄새,어떤날은 장작타는 냄새와 청국장냄새로 가득한 그런 저녁시간쯤

코흘리게 동네 아이들은 엄마의 고함소리에 끌려가듯 집으로 하나둘 쏜살같이 사라지고 그제서야 끝나지 않을것

같은 놀이들도 순십간에 끝이난다

 

저녁밥을 먹고 MBC 묘기대행진이 끝나면 어떻게든 더 놀고 싶어하는 동네형들과 친구들은 누가 주동을 했는지 모르지만 아이들의 집앞을 돌아다니며 개똥아 모욕가자~~~ 라며 소수정예의 모욕팀을 만들어 목욕탕으로 간다

 

간혹 민방위 등화관제로 무수히 많은 별들과 달빛만 덩그러니 동네를 내려다 볼때면 아이들은 미리 준비해둔 초를

켜고 올림픽 성화봉송 하듯 방안을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2층집 창에 걸터 앉아 밤하늘의 별을 바라볼 때쯤 등화관제는 끝이나고 아이들은 아쉬움의 한숨을 내뱉지만 이내

유쾌한 청백전이 시작될거란 생각에 티비앞으로 모여든다

 

"이세상~~에 청군없으면 무슨 재미로아냐 아냐 백군이최고야."

누나는 백군 나는 청군이되어 고래 고래 노래를 따라 부르며 하루의 밤은 그렇게 짙어간다

이제 어린이는 잠자리에 들 시간이라는 방송에 할 수없이 귀는 티비를 향해 눈은 실눈을 뜨고 늦게까지 어른들 틈에

몰래 보다 아침에 엄마가 깨울때면 모자란 잠에 후회를 하곤 한다

 

빵~~크락션 소리에,,

변해버린 옛날 집앞에 앉아있는 현실의 나로 끌려오면 미쳐 거기서 따라오지 못한 나의 입가는 미소를 머금고

있다 

옛 못습이 사라진 고향이지만 우리 마음속 고향은 여전히 온전하게 그모습 그대로 임을 감사하게 생각하게 된다.

 

세월이 흘러 이 동네도 빌딩이 들어서고 모든 것이 바뀌 더라도 저기 산머리의 해를 훑어 동네로 내려다 보면 여전히

엄마와 같이 있었던 그시절의 동네로 남아 있을 나의 고향에 눈시울을 적신다

 

사진으로 남겨지지 못한 어린시절의 이 기억들을 세월의 갈퀴로 더 이상 기억에서 지워 지기전 몇 장면을 담을

수 었어 다행이다

 

 세월을 돌아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온 추억을 나의 오감이 아주 아주 오랫동안 기억했으면 좋겠다

 

 

정미조 귀로,,

https://www.youtube.com/watch?v=NgSiH1ix_6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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