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우주 썸네일형 리스트형 1장 파장의 흔적 1장. 파장의 흔적꿈에서 깨어나면 늘 텅 빈 방이었다.어젯밤 엄마의 손에 이끌려 함께 걸었던 마당도, 밥상이 차려졌던 부엌도,모든 건 사라지고, 창문 틈으로 스며든 빛만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나는 느릿하게 몸을 일으켰다.베개가 젖어 있었다.눈물이었다."또 울었네…"이젠 놀랍지도 않았다.엄마가 돌아가신 후로 1년.그리움은 시간과 비례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농도만 짙어지는 것 같았다.나는 어젯밤 꿈에서 들은 기묘한 단어를 메모지에 적었다.○△□단순한 도형이지만, 엄마는 그걸 마치 암호처럼 내게 속삭였다.말이 아니라, 마음처럼. 감정처럼. 그것은 목소리가 아니라 의식의 진동이었다.꿈이었던가?나는 요즘 그 경계가 흐릿해졌다.어떤 날은 꿈이 너무 선명해서 현실처럼 느껴졌고, 어떤 날은 현실이 너무 무기력해서 .. 더보기 《차원의 문 너머, 엄마가 있었다》 1. 프롤로그. 꿈에서 엄마를 만났다엄마를 만났다.엄마는 마당에서 파를 뽑고 있었고, 땀이 이마에 맺혀 있었다.나는 알았다. 엄마는 자신이 죽었다는 걸 모른다는 걸.그게 너무나 선명해서, 나는 그 순간에도 가슴이 저렸다."현아, 밥 먹었냐?"엄마는 늘 하던 말처럼 말했다.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목구멍까지 차오른 눈물이 말을 막았다.이건 꿈일까?아니면, 차원을 건너 어느 우주의 엄마를 만난 걸까?내가 어제 본 엄마는 조금 달랐다.머리가 짧았고, 손톱에 빨간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었다.그 엄마는 나를 보자 "오랜만이네?"라고 말했다.나는 그 엄마도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내 엄마는 아니었다.혹시 나는 1535번째 지구에서 살고 있는 다른 엄마를 방문한 걸까?다중우주의 어딘가, 내가 선택하지 않은 다른 삶의 갈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