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의 문 너머, 엄마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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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창작소설

《차원의 문 너머, 엄마가 있었다》

<나의 창작 연재소설>

1. 프롤로그. 꿈에서 엄마를 만났다


엄마를 만났다.
엄마는 마당에서 파를 뽑고 있었고, 땀이 이마에 맺혀 있었다.
나는 알았다. 엄마는 자신이 죽었다는 걸 모른다는 걸.
그게 너무나 선명해서, 나는 그 순간에도 가슴이 저렸다.

"현아, 밥 먹었냐?"
엄마는 늘 하던 말처럼 말했다.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목구멍까지 차오른 눈물이 말을 막았다.

이건 꿈일까?
아니면, 차원을 건너 어느 우주의 엄마를 만난 걸까?

내가 어제 본 엄마는 조금 달랐다.
머리가 짧았고, 손톱에 빨간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었다.
그 엄마는 나를 보자 "오랜만이네?"라고 말했다.
나는 그 엄마도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내 엄마는 아니었다.

혹시 나는 1535번째 지구에서 살고 있는 다른 엄마를 방문한 걸까?
다중우주의 어딘가, 내가 선택하지 않은 다른 삶의 갈래에서
엄마는 아직 살아 있고, 나와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또는, 이건 기독교에서 말하는 천국,
영혼들이 떠나는 빛의 세계에서 잠시 스친 영의 교차였을까?

아니면 단순히,
내 뇌파가 내 무의식의 편린을 조각처럼 이어붙인
망상의 산물에 불과한 걸까?

나는 점점 그것을 구별하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확실한 게 하나 있었다.

그곳에 있는 ‘무언가’는 나를 알고 있었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걸 처음 느낀 건
꿈속 엄마가 나를 안아주며 이렇게 말했을 때다.

"왜 이리 오래 걸렸어. 여기 오는 길 찾느라 힘들었지?"

그 순간,
나는 확신했다.

‘저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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